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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WTO 총장에 유명희 지지”
WTO “예정대로 내달 9일 선출”
만장일치 안 되면 투표 가능성도
미국 대선 결과도 영향 미칠 듯

WTO 사무총장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네바 주재 각국 대사 초청 리셉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WTO 사무총장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네바 주재 각국 대사 초청 리셉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다수가 나이지리아 재무장관 출신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사무총장으로 지지한 가운데 미국이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명했다. 경쟁자인 한국의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한다면서다.홀짝게임

미국은 28일(현지시간) 열린 WTO 전체 회원국 대사급 회의에서 이런 의사를 밝혔다. WTO 사무총장 선거는 회원국들에 선호도를 조사, 지지를 적게 받은 후보가 자진 사퇴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연합(EU)과 아프리카 및 중남미 국가들이 대거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했다. 통상 수순대로라면 유 후보가 사퇴하고,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단독 후보로 나서 일반이사회 표결을 통해 선출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미국의 반대로 차기 WTO 수장 선출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WTO 사무총장 선출은 컨센서스(consensus·만장일치 합의)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공식적인 반대 사유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의 무역 분야 경험 부족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유 본부장은 25년간 통상 분야에서 활동한 전문가”라고 밝혔다.

오콘조이웨알라
오콘조이웨알라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WTO가 친중적이라고 비판했고, 이에 따라 중국이 지지하는 나이지리아 후보에게 반대하는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외교가에선 나온다. 중국·EU 등과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WTO 무력화 시도라는 관측도 있다. 미 상무부 고위 관료 출신의 윌리엄 레인시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이는 ‘차가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면 기어에 모래를 뿌려 버리겠다’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접근”이라고 말했다.파워볼엔트리

이날 대사급 회의에선 10여 개 국가·기관 대사들이 발언 기회를 요청해 미국을 비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회의 참석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 유럽 국가 대사는 “반대하려면 진작 했어야지 왜 이제 와서 이러느냐”는 취지로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미 고위 관료는 “WTO가 만장일치를 얻지 못한 후보를 추대하려고 해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WTO 측은 우리의 반대를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WTO는 일단 예정대로 11월 9일 총장 선출을 위한 특별 일반이사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때까지 각국과 협의해 만장일치 합의를 이끌어내 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WSJ는 “대사급 회의 참석자들은 미국이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투표를 강행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이라는 WTO의 원칙에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론적으론 투표도 가능하고, 그럴 경우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선출되겠지만 향후 그가 추진하려는 WTO 개혁 계획에서 미국의 지지를 얻기는 매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유 본부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이런 ‘끝까지 간다’ 기조가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미지수다. 사실상 다른 회원국들을 힘으로 찍어누르려는 미국만 믿고 갈등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은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대한 반대를 고수할 경우 WTO 수장 공백은 장기화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에도 WTO 상소기구 위원 선임을 막아 1년 가까이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관건은 11월 3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 결과가 될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WTO 회원국들은 회의 자체를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1월 20일 이후로 미룰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럴 경우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를 받은 유 본부장 입후보를 계속 유지할지를 놓고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혼란을 우려, 그 전에 선호도 조사에 승복해 유 본부장이 사퇴하는 방안도 정부 일각에선 거론된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섣불리 봉쇄 풀었다 코로나 재확산
한달간 佛 이동제한, 獨 시설 폐쇄
美도 식당 등 실내 영업장 문 닫아
美-유럽 주가지수 3% 이상 급락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전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파워볼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8일 전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는 50만4419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7106명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31일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 보고한 지 10개월 만에 일일 50만 명 확진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유럽연합(EU)의 핵심 국가인 프랑스와 독일 정부는 일제히 1개월 봉쇄령을 실시하기로 28일(현지 시간) 결정했다. 프랑스는 도시 간 이동이 제한된다. 독일 역시 1개월간 요식·숙박업과 여가시설이 문을 닫는다. 미국 역시 텍사스주, 위스콘신주 등은 제한적으로 문을 열던 식당과 미용실 등 실내 영업장을 폐쇄하고 다시 강한 제한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중국의 첫 보고 후 94일 만인 4월 3일 전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만 명을 돌파했다. 이후 각국의 강력한 봉쇄와 방역 조치로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했으나 여름 휴가철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9월 4일엔 전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겼다. 그러다가 최근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2차 확산이 거세지면서 일일 신규 확진이 20만 명 늘어 5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지난달부터 일일 신규 확진자가 수만 명에 달하는 2차 확산세를 겪고 있다. 이들 나라는 6, 7월 봉쇄 조치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자 이동 제한, 상점 폐쇄, 초중고교 방학 등 제한 조치를 속속 해제했다가 다시 봉쇄 조치 강화로 돌아서고 있다. AFP통신 등은 섣부른 봉쇄 해제 조치로 유럽이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서방 주요국의 대표적 주가지수들은 일제히 3%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43.24포인트(3.43%) 급락해 6월 11일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가평 평화의궁전서 이만희에 귓속말 김평화..그는 누구?
지파장 등 간부들에 지시..이만희 대리인 노릇
신현욱 소장 “1인자 이만희에게 가장 총애받는 김평화가 2인자”

지난 3월 2일 가평 평화의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단 신천지 이만희 교주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평화씨(사진=이한형기자)
지난 3월 2일 가평 평화의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단 신천지 이만희 교주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평화씨(사진=이한형기자)

대구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던 지난 3월, 이만희 교주가 가평 평화의궁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들 앞에 앉은 이 교주는 귀도 잘 안 들리는 듯 했고, 말도 어눌해 어딘지 모르게 어리숙해 보였다.

그런 그에게 ‘육체영생’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고, 머뭇거리다 대답하려는 이 교주의 말을 옆에 있던 한 여성이 막아섰다.

자색 정장에 안경을 쓴 그 여성은 이 교주에게 “질문 아니에요. (대답) 안하셔도 돼요”라며 귓속말로 속삭였다.

이어 이 교주에게 “최근 어디 있었냐”는 질문이 나왔을 때도 여성은 또 다시 이 교주의 말을 끊고 “움직이지 않고 여기에 있었다고 하세요”라며 속삭였다.

20여분 간 이어진 기자회견 동안 여성은 마치 이 교주를 조종하듯이 귓속말을 이어갔고, 이 교주는 그의 말대로 말하기 바쁜 모습이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은 노쇠한 모습으로 나타난 이만희 교주보다 그의 옆을 지켜서 있던 이 여성에 주목했다. 그가 바로 김평화다.

◇지파장·부서장들도 김평화에게 업무 보고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김평화가 이단 신천지의 ‘숨은 실세’임을 짐작할 수 있는 증거들이 최근 이만희 교주의 재판과정에서 나왔다.

지난 14일 수원지법 제11형사부(김미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교주에 대한 2차 공판에서 검찰은 김평화와 신천지 신도들과 나눈 대화 내용을 증거로 공개했다.

증거 자료를 보면 김평화가 이 교주의 옆에서 지파장이나 간부급 교인들로부터 전달받은 업무 내용에 대해 이 교주를 대신해 방침을 전달·지시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질적인 ‘2인자’였던 것이다.

자료에는 김평화와 한 신천지 간부의 대화 내용 중 간부가 김평화에게 이 교주에게 보고할 내용을 전달하자 “지금 식사하시고 쉬고 계시니 이따 말씀드리겠다”는 대목 나온다.

나이가 많은 이 교주의 사생활을 일일이 챙겨온 김평화가 자신을 거쳐야 이 교주에게 보고가 전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신천지내 12명의 지파장과 24명의 부서장들도 김평화에게 행동 지침을 묻고, 김평화는 이만희 교주의 이름으로 지시를 전달했다.

검찰이 제시한 또다른 증거에는 신천지 총회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알려진 총무가 행사 장소 대관에 문제가 생기자 김평화에게 보고를 하고 지시를 받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평화는 “민원을 많이 넣다보니 대관이 취소될 수도 있다. 일단 대화해 보는 것으로 결론지었다”는 총무의 보고에 “예”라며 짧게 답했다.

김평화는 재판 중에도 매번 재판정에 나와 방청하는 등 여전히 이 교주를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범한 신도에서 실세로 올라선 김평화

과거 김평화는 요한지파에서 행정서무로 근무하던 평범한 신천지 신도였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이만희 교주의 부인인 김남희 세계여성평화그룹 대표가 신천지에서 탈퇴하자 그의 빈자리를 대신해 비서로서 이만희 교주의 최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천지 관계자들은 “언론에서 김평화가 2인자라는 말을 하는데 우리 안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지위로 치면 200인자도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전혀 다르다.

신천지 고위 간부 출신인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은 “신천지는 공산주의 체제, 독제정권과 다를 바 없다”며 “지파장이라 할지라도 절대적인 1인자인 이만희가 가장 총애하는 김평화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만희의 신변에 문제가 생겨 지금 구조가 무너지지 않는 이상 현실적인 2인자는 김평화밖에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CBS노컷뉴스 이준석 기자] ljs@cbs.co.kr

[MB 징역 17년 확정] 野 “朴·MB 사면해야” 줄곧 요구, 靑 “판결 당일 얘기할 사안 아냐”

1996년 9월 전두환(오른쪽)·노태우(가운데) 전 대통령이 12·12 및 5·18 사건 관련 재판정에 나란히 서 있다. /조선일보 DB
1996년 9월 전두환(오른쪽)·노태우(가운데) 전 대통령이 12·12 및 5·18 사건 관련 재판정에 나란히 서 있다. /조선일보 DB

이명박 전 대통령이 29일 ‘다스’ 자금 252억원을 빼돌리고 기업에서 뇌물 94억원을 받은 죄가 인정돼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전직 대통령 중 법원에서 유죄 확정 선고를 받은 것은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다. 이 전 대통령이 이번에 구속되면 세 번째 수감이다. 금고형 이상 확정 판결을 받은 전직 대통령은 연금도 받을 수 없다. 2017년 3월 말 구속된 이후 지난 7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동시에 구속 수감되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5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치권에선 “전직 대통령 잔혹사가 한국 정치에선 공식”이란 말도 나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으로 출두하기 위해 2009년 4월 30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택을 출발하기에 앞서 기자들 앞에서 "국민께 면목이 없다.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있다./조선일보 DB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으로 출두하기 위해 2009년 4월 30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택을 출발하기에 앞서 기자들 앞에서 "국민께 면목이 없다.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있다./조선일보 DB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1995년 12·12 군사반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비자금 사건 등으로 구속됐다. 노 전 대통령이 1995년 11월 16일 구속됐고, 전 전 대통령은 이후 17일 만인 12월 3일 구속 수감됐다. 1심에서 사형이 구형됐던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선고와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을 명령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에서 징역 17년으로 감형됐고, 추징금 2628억원이 확정됐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 농단’ 사건으로 2017년 3월 31일 구속됐다. 이후 지난 7월 국정 농단 사건과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고 추징금 35억원을 명령받았다. 최종 판결을 남겨두고 있지만 이 전 대통령과 달리 이미 대법원 상고심 판단을 받은 만큼 재상고심에서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 박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 공천 개입 사건에선 2018년 11월 징역 2년이 확정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10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공판을 마치고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10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공판을 마치고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전직 대통령들 가운데 수감 기간이 가장 긴 것도 박 전 대통령(3년 7개월)이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엔,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7년 12월 특별 사면을 단행하면서 2년 남짓 수감 생활을 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요청해 관철시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 수사 자체가 중단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요 혐의와 법원 판단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요 혐의와 법원 판단

일각에선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刑)이 최종 확정됨에 따라 향후 ‘사면(赦免)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야권에선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이 필요하다”며 청와대와 여당에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승적 사면’을 문 대통령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여권에서도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지난 5월 퇴임 간담회에서 “과감히 통합의 방향으로 전환해야 할 적기다.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그러나 “문 대통령의 성격을 아는데 민정수석 때 했던 태도를 보면 아마 못 할 것”이라고 했다.

2015년 11월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조선일보 DB
2015년 11월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조선일보 DB

문 대통령은 작년 5월 취임 2주년 특집 대담에서 “한 분(이명박)은 지금 보석 상태이시지만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고, 아직 한 분(박근혜)은 수감 중이시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아마 누구보다도 저의 전임자분들이기 때문에 제가 가장 가슴도 아프고 부담도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아직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 속에서 사면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말을 아꼈다. 청와대 관계자는 “법원 판결이 나온 당일 사면을 얘기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와 여권은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시 지지층의 반발 여론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10월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와 회동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10월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와 회동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文 대통령 지지율, 6개월 째 ‘박스권’ 유지 중.. 이유는 ‘野 열세’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집권 4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굳건하다. 일각에서는 헌정사상 최초 ‘레임덕(권력누수)’ 없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데이터리서치가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지난 7월 44.4%로 내려온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을 유지 중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성공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으로 고공행진(5월 11일 62.0%, 5월 26일 55.8% 등)을 달리다가 ‘부동산 정국’에 발목을 잡혔다. 잇단 부동산 대책 발표와 시장의 불안정으로 지난 8월 10일에는 취임 후 최저치(42.8%)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갖은 악재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에 이어 ▲북한군에 의한 우리 국민 피격 사건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배우자 요트 논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충돌 ▲추 장관 아들 논란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는 악재가 줄을 이었지만 콘크리트 지지율이 유지됐다.

이에 문 대통령이 이른바 ‘집권 4년차 징크스’를 무난히 넘기며 처음으로 ‘레임덕 없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레임덕은 지도자의 집권 말기 나타나는 ‘지도력 공백’ 현상으로 국정동력이 상실된 상황을 뜻한다.

‘집권 4년차 징크스’는 매 정권마다 회자된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이 시기쯤 불거진 ‘대통령 측근·친인척 비리 의혹’으로 모든 정권이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생겼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홍 게이트’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바다이야기’ 파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포 게이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 등이 해당된다. 

이와 관련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예측할 수 없는 실수’가 나오지 않는 한 헌정사상 레임덕 없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여권의 ‘정권재창출’도 가능성도 상당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현 상황에 대한 이유로 ‘정치적 대안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야당이 너무 무기력하다. 너무 무능해서 국정이 더 돋보이는 상태다. 임기 4년차, 후반전에 외려 야당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며 “레임덕은 정권 교체의 의지가 반영돼 나타난다. 과거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 4년차를 보면 대부분 강력한 대안이 존재했다. 지금 (국민에게) 더불어민주당이 밉지만 국민의힘은 더 밉다. 찍을 사람이 없으니 레임덕이 생길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28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가졌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28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가졌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야당은 최근 여권 인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라임·옵티머스 사태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 ‘특검 도입’에 목소리를 높이며 상황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여당이 특검을 반대하는 이유가 ‘레임덕’을 막기 위해서라고 주장하며 ‘폭정 정권’, ‘불통 대통령’ 등 거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열세에 몰린 야당이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상황 반전을 노리기는 어렵다는 평이 나온다. 박 교수는 “여야가 이를 두고 계속 싸우다 보니 국민들은 단순한 ‘정치공세’라고 인지할 수 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목소리에 지지자들은 호응할지 몰라도 중도층 국민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비극인 것이다. 문 대통령 임기 4년차 ‘집권당’의 위기가 아닌 ‘야당’의 위기”라며 성찰을 촉구했다.

친노·친문 지지층의 이른바 ‘레임덕 트라우마’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측근들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구설과 사행성 성인오락물 ‘바다이야기’ 사태로 무력한 임기 말을 보냈다. 당과 청와대의 갈등은 최고조로 치달았고 故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창당한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기까지 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故 노 전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에 국정동력이 마비됐던 사태의 학습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개혁동력을 살리고 유지하기 위해서 지지층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남, 40대, 화이트칼라(사무직 노동자) 등의 강한 지지층이 유지되고 있다”며 “견제 세력이 부족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대통령과 견줄만한 인물이 없다. 그래서 부정평가가 높긴 해도 대체적으로 높은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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